스피노사우루스의 서식지는 어디였을까?
이융남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박물관)
공룡연구에는 다양한 방법이 동원된다. 그 중에서도 산소동위원소 연구는 과거에 가능하지 않았던 공룡의 생태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는데 일조하고 있다. 이번 글과 다음 글에서는 산소동위원소 연구를 통해 밝혀진 공룡 생태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 두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스피노사우루스류의 서식지를 산소동위원소 연구로 밝혀낸 흥미로운 논문이다(Amiot et al. 2010). 스피노사우루스류 수각류 공룡에는 바리오닉스(Baryonyx), 수코미무스(Suchomimus), 스피노사우루스(Spinosaurus)가 속해있다. 이들 공룡들의 특징은 머리뼈가 길쭉하며 악어 형태의 주둥이에 이빨은 납작하기 보다는 다소 원뿔형이다. 머리 형태로 판단해 Charig and Milner (1986, 1997)는 이들이 물고기를 먹고 살았던 공룡으로 추정했고 실제 바리오닉스 위 내용물에서는 위산으로 부식된 물고기(Lepidotes) 비늘이 발견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몸 형태는 다른 수각류 공룡과 특이하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실제 이들이 악어들처럼 물가에서 서식했는지 아니면 단지 먹이를 먹기 위해 물가에 갔었는지는 모호하다. 항온동물(포유류와 수각류 공룡)에서 생물학적으로 형성된 인회석(apatite)의 인산(phosphate) 산소동위원소(δ18Op)는 마시는 물과 먹이의 물성분, 그리고 그 생물의 생리학과 생태환경을 반영하다. 예를 들면 물속, 물가, 혹은 완전한 육상 환경에서의 생리 적응성은 생체에 물이 흡수되고 나가는데 관계된 산소의 출입양에 의해 산소동위원소(δ18Obw)에 영향을 미친다. 현생 생물뿐 아니라 같은 시대에 살았던 화석생물에서도 서식지에 따라 산소동위원소 값이 차이가 난다. 즉, 수중과 물가에 살았던 동물의 산소동위원소(δ18Op) 값은 육상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의 값보다 훨씬 낮게 나타난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 저자들은 동시대에 살았던 스피노사우루스와 다른 수각류, 악어 이빨들의 에나멜질로부터 그리고 거북의 배갑에서 산소동위원소 값을 측정했다. 그 결과 스피노사우루스 δ18Op 값은 동시대의 다른 수각류의 값보다 1.3‰ 낮았으며 악어와 거북의 값과 거의 같았다. 이러한 차이를 보이는 것에 대한 해석은 우선 먹이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이러한 가능성은 매우 낮다. 왜냐하면 스피노사우루스가 물고기를 먹기는 했지만 오직 물고기만을 먹고 산 것이 아니라 다른 공룡이나 심지어 익룡까지 먹었기 때문에(Buffetaut et al., 2004) 스피노사우루스는 먹이가 있다면 어느 것이 마다하지 않는 악어의 먹이습성과 비슷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δ18Op 값이 낮은 것은 몸 안의 수분 δ18Op 값이 낮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매일 피부를 통해 수분이 증발하기 때문에 반수생 생물인 악어와 하마의 δ18Op 값은 육상생물과 다르게 나타난다. 이와 유사한 값이 스피노사우루스에서 나타난다는 것은 스피노사우루스가 반수생 생활을 했다는 것을 지시한다. 스피노사우루스가 수중 생활에 적합한 몸 구조를 갖지 않고 있음에도 반수생 생활을 했다는 것은 아마도 몸의 체온을 조절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 대부분의 악어와 하마들이 몸을 물 속에 담금으로써 체온을 조절한다. 또 다른 설명은 스피노사우루스가 동시대의 다른 육상 육식공룡들(예를 들면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 Carcharodontosaurus)과 경쟁을 피해 물가라는 서식지에 적응한 것일 수 있다. 이러한 연구는 공룡들이 육상 서식지에서만 살았던 것이 아니라 물가를 포함한 다양한 곳에서 서식하였음을 처음으로 보여주고 있다. 참고문헌 Amiot, R. A., Buffetaut, E., Lecuyer, C. et al. 2010. Oxygen isotope evidence for semi-aquatic habits among spinosaurid theropods. Geology 38:139-142. Buffetaut, E., Martill, D. M., and Escuillie, F. 2004. Pterosaurs as part of a spinosaur diet. Nature 430:33. Charig, A. J., and Milner, A. C. 1986. Baryonyx, a remarkable new theropod dinosaur. Nature 324:359-361. Charig, A. J., and Milner, A. C. 1997. Baryonyx walkeri, a fish-eating dinosaur from the Wealden of Surry. Bull. Br. Nat. Hist. Mus. Geol. Ser. 53:11-70.
![9.jpg](\"http://ieg.or.kr/easyEditor/tmp/201212271304352301.jpg\") 그림 2. 스피노사우루스류를 포함한 인산의 평균 산소동위원소 값 (from Amiot et al., 2010). |
![8.jpg](\"http://ieg.or.kr/easyEditor/tmp/201212271304235584.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