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공룡깃털의 진화
이융남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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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에 깃털이 있다는 것은 더 이상 흥미로운 사실이 아니다. 거의 모든 진화된 육식공룡들과 심지어 조반류 공룡에게서도 깃털이 발견된다(헤테로돈토사우루스류와 프시타코사우루스류). 이 획기적인 사실들은 지난 12년간 중국 요녕성 전기 백악기 Yixian층에서 발견된 놀라울 정도로 보존이 잘된 화석들을 통해 밝혀져 왔다. 이곳에서 발견된 깃털 공룡들은 털 같은 원시깃털에서 대칭 깃털 그리고 비행할 수 있는 비대칭 깃털까지 다양하게 나타났다. 따라서 많은 학자들이 깃털은 털 같은 원시깃털에서 여러 중간 단계를 거쳐 비행 깃털로 진화하였다고 믿고 있다(Plum and Wiliamson, 2001; Sues, 2001). 최근 Nature지에 공룡 깃털에 대한 또 다른 흥미로운 논문이 게재되었다(Xu et al., 2010). 이들은 Yixian층에서 발견된 시밀리카우딥테릭스(Similicaudipteryx)라는 오비랍토로사우루스류(oviraptorosaur)에 속하는 공룡 두 개체를 연구하였다. 두 개체는 다 자란 성체가 아닌 어린 개체로 한 개체는 좀 더 큰 개체보다 약 30%정도 작다. 자세한 관찰 결과 골격학적으로 동일한 종인 이 두 개체의 깃털은 서로 달랐다. 더 어린 개체는 커다란 깃털이 앞발과 꼬리 끝에 발달하고 솜털 같은 원시깃털은 거의 모든 척추와 골반 가까이에 발달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꼬리와 앞발에 난 깃털에서 하부 2/3 지점까지는 깃털이 없고 끝 1/3 지점에만 깃털이 발달해 꼭 부채 같은 형태를 지닌다는 것이다. 반면에 좀 더 큰 개체의 깃털은 이러한 부채 형태의 깃털이 아니라 완전한 형태의 깃털이 발달하고 있다. 이러한 특징들에 근거해 저자들은 이 공룡이 성장하는 동안 깃털의 발달이 연속적으로 일어나지 않았으며 깃털의 탈피가 유전학적으로 더디게 진행되었다는 것을 지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공룡과 달리 현생 새는 깃털의 발달과정에 이러한 점이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며 부화한 어린 새끼 때부터 완벽한 깃털이 발달한다. 따라서 이 공룡은 같은 종의 공룡이 성체 시기와 새끼 시기의 깃털 형태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첫 번째 증거이다. 이러한 발견은 가장 오래된 새인 시조새부터 이 공룡 화석의 발견시기까지 2500만년이란 긴 시간동안 다양한 깃털의 진화실험이 있었다는 것을 지시하며 깃털의 발생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참고문헌 Plum, R. and Williamson, S. 2001. Theory of the growth and evolution of feather shape. Journal of Experimental Zoology 291: 30-57. Sues, H.-D. 2001. Ruffling feathers. Nature 410: 1036-1037. Xu, X., Zheng, X., and You, H. 2010. Exceptional dinosaur fossils show ontogenetic development of early feathers. Nature 464: 1338-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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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시밀리카우딥테릭스(Similicaudipteryx) 복원도 (from Xing Lida & Song Qijin)
그림 2. 시밀리카우딥테릭스(Similicaudipteryx) 작은 개체(a, b, c)와 큰 개체(d, e, f) (from Xu et al.,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