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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호 연구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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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di’가 밝히는 인류의 진화[2009.10.30]
이름 김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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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di’가 밝히는 인류의 진화

김건호



      2009년 10월 2일호 Science 저널에 실린 11편의 논문들이 지금 과학계의 큰 이슈가 되고 있다. 그 논문들은 모두 인류의 진화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화석인 Ardipithecus ramidus에 관한 연구 논문들이다. 미국의 TV채널중 하나인 Discovery채널에서도 연일 이에 관한 다큐멘터리 방송을 내보내고 있으며, 주요 저자들과 함께 토론하는 방송도 내보내고 있다. Ardi는 female Ardipithecus ramidus의 애칭으로 사실 17년전인 1992년에 이디오피아에서 발견되었다.
     처음에는 17개의 화석 조각이 발견되어 오스트랄로피테쿠스(Australopithecus)로 명명되었으나, 그 이후 지속적인 발굴작업과 연구를 통해 전신 골격의 45%에 해당되는 화석이 발굴되었고 새로운 속인 아디피테쿠스(Ardipithecus)로 명명되었다. 발견 이 후 17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친 다양하고 자세한 연구가 이번에 그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심지어 Ardi가 어떻게 생겼으며 어떻게 움직였는가를 복원하는데만도 2년이상의 시간이 들었으며, 헐리우드의 최첨단 영화 제작 기술과 Ardi의 골격을 가진 동물의 가능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최첨단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하여 Ardi의 모습과 움직임을 디지털 영상으로 재현하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인간은 아프리카 유인원(침팬지와 고릴라)과 비슷한 유인원으로부터 진화해왔을 것으로 생각되어왔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인간이 아프리카 유인원으로부터 진화해왔다기보다는 약 6백만년전에 인간과 아프리카 유인원의 공동조상(common ancestor)으로부터 아프리카 유인원과 인간이 따로 진화해왔다고 보는 것이 맞는 말일 것이다.
     Ardi가 발견되기 전까지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Australopithecus, 작은 뇌와 작은 송곳니를 가졌고, 서서 걸어다녔으며, 4백만년전에서 1백만년전까지 살았다)인 Lucy가 지금까지 발견된 인간의 가장 오래된 조상으로 여겨져왔다. Ardi의 발견과 연구로 인해 인간/ 아프리카 유인원의 공동조상과 Lucy 사이의 공백을 메울 수 있게 되었으며, 인류의 진화에 대한 풀리지 않던 많은 의문점들과 가설에 대해서도 해답을 얻을 수 있게 되었고, 그 연구 결과들이 이번Science 저널에 실린 11편의 논문들이다.  
   

      과연 Ardi의 어떤 특징적인 해부학적 구조들이 인류 진화에 관한 질문에 해답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일까? 인간이 진화하면서 뇌의 크기도 점차 커져갔으며, 이는 인지 능력이 발달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어떻게 그리고 언제부터 인간이 인지능력을 가지게 된 것일까? 인간이 다른 유인원들과 확실하게 구별되는 특징은 바로 직립보행(bipedal upright walking)이다.
     사실 두발로 이동하는 수단이 효과적이기는 하지만, 인간의 조상이 아프리카 초원(grassland)에서 살았다는 가설에 근거한다면 직립보행은 아주 비효율적인 이동수단이다. 왜냐하면 다른 네발로 이동하는 동물들보다 느리기 때문에 사자나 표범같은 초원에 사는 육식동물에게는 쉬운 먹이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리고 왜 인간은 직립보행을 하게 된 것일까? 11편의 논문에 소개된 Ardi의 몇가지 주요 특징적인 구조를 살펴보면 어느 정도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  
   
      

 1) 시식환경
      서식환경은 인류의 기원, 진화, 그리고 환경적응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생각되어왔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같이 발견된 화석들이 초원지대 환경을 지시하는 것으로 보아, 초기 인간조상들도 광활한 아프리카의 초원에서 생활하면서 직립보행을 하기 시작했던것으로 여겨져왔다.
      Ardi와도 15만개가 넘는 많은 식물/동물 화석들이 발견되었다. 특히 수많은 작은 포유류와 새들의 화석분포양상 (Fig.2 in Louchart et al.)은 Ardi가 광활한 대초원(open savanna)에서 살았던 것이 아니라, 삼림지대(woodland habitat)에서 살았으며 기후는 현재보다 습하고 추운 기온이었던 것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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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두개골 (Skull)
      인간의 뇌 크기는 다른 유인원에 비해서 상당히 큰 편이다. 따라서 인간이 언어를 사용하고, 도구를 이용하는 등의 능력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뇌용량은 400~500 cm3로, 비슷한 몸크기를 가진 원숭이 보다는 약간 큰 편이고, 단단한 음식을 씹기위해 발달된 큰 턱을 가지고 있다. 반면 Ardi는 상대적으로 작은 뇌(300~350 cm3)를 가지고 있으며,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같이 큰 턱이 발달되어 있지 않다. 안와(眼窩; eye socket) 위의 돌출된 뼈가 침팬지와 달리 약간 낮고, 입이 침팬지보다 덜 돌출되어 있는 점등으로 보아 Ardi의 두개골은 상당히 침팬지의 두개골과도 다른 모양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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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의 회색 두개골이 Ardi이고, 오른쪽 갈색 두개골은 암컷 침팬지이다. From
Figure in Suwa et al. page 68>


 3) 이빨, 특히 수컷의 윗송곳니 (Teeth, especially male` s upper canine teeth)
       이의 크기, 모양, 그리고 에나멜 두께등의 특징들은 그 동물의 계통, 식성, 그리고 사회적 행동에 관한 많은 정보를 알려준다. 인간과 같은 잡식성(omnivorous) 동물의 에나멜 두께는 두꺼운 반면, 침팬지와 같이 잘익은 부드러운 과실을 먹는 동물(frugivorous)의 에나멜 두께는 얇다. Ardipithecus의 에나멜 두께는 사람과 침팬지의 중간 정도에 해당되며, 이빨의 마모정도 그리고 어금니 구조상태로 보아, 오스트랄로피테쿠스나 현생 아프리카 유인원과는 확실히 다르며, 아마도 나무와 땅에서 모두 먹을 것을 찾아 먹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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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인간, Ardipithecus, 그리고 침팬지의 치열을 보여주고 있다. 모두
수컷의 치열. From Figure in Suwa et al. page 69>

       
        수컷 침팬지의 길고 날카로운 윗송곳니는 종족내 또는 다른 침팬지 종족간의 경쟁과 싸움에서 물어 뜯는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암컷 침팬지의 윗송곳니는 수컷 침팬지 만큼 길고 날카롭지 않다. 이는 침팬지의 sexual dimorphism(암수의 다른 구조적 특징현상)을 잘 보여주는 증거이다.
        반면 인간의 윗송곳니는 상대적으로 매우 작고 끝이 잘린 모양으로서 음식을 자르는데 사용되고 있다. Ardipithecus의 윗송곳니는 수컷 침팬지보다 작고 덜 날카로운 것이, 오히려 암컷 침팬지와 유사한 형태를 보여준다. 암수 Ardipithecus의 윗송곳니의 크기와 모양은 서로 별차이가 없으며 (sexual dimorphism이 없어졌음을 의미), 이는 아주 공격적인 수컷 침팬지와 다르게, 수컷 Ardipithecus의 공격성이 줄어들었음을 의미하며, 이는 짝짓기를 위한 행동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4) 앞다리 (Forelimbs)
         유인원은 나무를 타면서 생활하는 동안 그들의 큰 몸을 지탱하기 위한 길고 큰 손바닥과 손가락을 가지고 있다. 또한 지상에서 이동시 “knuckle-walking” (손가락을 구부린 상태에서 네발로 걷는 방법)을 하기 위해 앞다리는 길고, 손가락과 손바닥 사이의 관절은 상당히 경직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반면 인간의 손은 훨씬 짧고, 손가락과 손바닥 사이의 관절은 더욱 유동성이 있어서 연장과 도구를 사용할 수 있게 잘 적응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Ardipithecus의 손은 완전히 아프리카 유인원과는 다른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아프리카 유인원 처럼 손목 관절이 아주 경직되어 있지는 않으며, 손가락과 손바닥 사이의 관절 또한 어느 정도 유연성을 가진 구조여서 도구를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인간의 조상은 약간 길어진 엄지 손가락과 짧아진 손가락을 가지고 자유로이 도구를 사용할 수 있었음이 밝혀졌다. 


   5) 발(Foot)과 골반(Pelvis)
        어떻게 인간이 두발로 걷게 되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발과 골반의 구조가 어떻게 진화, 적응해 왔는지를 살펴보아야만한다. 침팬지는 굉장히 부드럽고 유연한 midfoot과 손처럼 무엇을 잡기 위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침팬지 발의 구조적 특징들은 Ardipithecus의 발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인간의 발은 걷거나 달릴때 균형을 잘 잡을 수 있는 구조를 가진 반면, Ardipithecus의 발은 엄지 발가락과 다른 발가락 사이가 상당히 벌어져 있는 (opposable big toe) 것으로 보아 초기 원시적인 걷는 방법을 취했을 것으로 보인다. 즉, 다른 네 발가락은 두발로 걷기 위해 진화된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침팬지 처럼 무엇을 잡기 위한 벌어진 큰 엄지발가락을 가지고 있다.
        Ardipithecus의 골반은 직립보행과 나무를 탈때 필요한 두가지 구조가 혼합되어 있는 형태이다. 아마도 나무 사이를 옮겨 다닐때는 네발을 이용하고, 지상에서 이동할 때는 두발로 서서 걸어다녔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먼 거리를 두발로 서서 걷거나 달리지는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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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Pan), 인간(Homo), 그리고 Ardipithecus의 발구조. 좌상의 사진은
침팬지가 나무를 타고 있는 모습. From Figure in Lovejoy et al. page 72>

          

          현재 살아있는 동물 중 침팬지 그리고 보노보(피그미 침팬지) (둘다 Pan屬에 속한다)가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들로 알려져있다. 더군다나 인간과 거의 유전자가 비슷하여 인간은 침팬지와 비슷한 조상으로부터 진화해왔을 것이라는 생각이 아무 비판없이 받아들여져왔다. 그러나 Ardipithecus의 발견과 연구결과는 이러한 가설을 무효화시켜 버렸다.
          우선 아프리카 유인원은 유인원 진화계통내에서 아주 특별하게 진화한 것이며, 인간과의 공동조상으로서 아주 원시적인 구조일 것이라는 가설과는 다르다. 인간의 윗송곳니가 점차 작아진 이유는 다른 수컷과의 경쟁도구로 쓰이던 윗송곳니가 인간이 점차 다른 무기로서의 도구를 이용하게 됨에 따라 이용가치가 떨어지면서 작아졌다는 것이 이전 생각이었다.
          그러나 Ardipithecus의 이가 작은 이유는 식성의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Ardipithecus의 발견은 인간의 조상이 직립보행을 하는 침팬지와 비슷한 조상이었을 것이라는 가설을 부정하게 만들었다. Ardipithecus의 골반과 발은 완전한 직립보행을 위해 침팬지와는 상당히 다른 구조로 진화하였으며, 동시에 벌어진 엄지발가락은 나무에서도 생활할 수 있었다는 증거이다. 아마도 인간의 직립보행의 진화는 음식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종족보존을 위한 생식율 (reproductive success)을 높이기 위해 진화된 것으로 보인다. 초기 인간시대에는 여성이 덜 공격적인 남성을 배우자로 선호하면서, 남성의 윗송곳니의 크기가 작아지고, 체구도 여성보다 조금 큰 체구로 작아지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들은 또한 사회적 구조변화도 가져와서 점차 남성들과의 경쟁이 없어지고, 각각 배우자를 가지게 되었으며 따라서 여성은 임신시기가 가까와 졌음을 일부러 남성에게 알릴 필요가 없어지게 되었다. 

            
          Ardipithecus 연구결과의 총체적 정리는 다음의 계통도 그림과 마지막 논문인 Lovejoy (2009)의 요약이 잘 설명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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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in Lovejoy (2009)
Referential models based on extant African apes have dominated reconstructions of early human evolution since Darwin’s time. These models visualize fundamental human behaviors as intensifications of behaviors observed in living chimpanzees and/or gorillas (for instance, upright feeding, male dominance displays, tool use, culture, hunting, and warfare). Ardipithecus essentially falsifies such models, because extant apes are highly derived relative to our last common ancestors. Moreover, uniquely derived hominid characters, especially those of locomotion and canine reduction, appear to have emerged shortly after the hominid/chimpanzee divergence. Hence, Ardipithecus provides a new window through which to view our clade’s earliest evolution and its ecological context. Early hominids and extant apes are remarkably divergent in many cardinal characters. We can no longer rely on homologies with African apes for accounts of our origins and must turn instead to general evolutionary theory. A proposed adaptive suite for the emergence of Ardipithecus from the last common ancestor that we shared with chimpanzees accounts for these principal ape/human differences, as well as the marked demographic success and cognitive efflorescence of later Plio-Pleistocene homini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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