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지질연구정보센터

태종대는 신라 태종 무열왕이 삼국통일의 위업을 이룩한 뒤 전국을 순회하던 중 빼어난 해안 절경에 취해 쉬던 곳이라 하여 유래된 지명이다. 신생대 마지막 간빙기 동안 파도에 의해 침식되고 해수면이 낮아져 형성된 지형 특징을 지니고 있다. 바다와 하늘,기암절벽과 숲이 어우러진 부산의 명소로서 지난해 국가지정 문화재로 등록되었다.

태종대에는 수많은 공룡 유적과 함께 흰색과 초록의 아름다움이 조화된 천연의 암벽화(岩壁畵)가 남아 있다. 8천만 년 전 공룡시대에 우리나라 동남부가 호수로 덮여 있을 때 호수의 퇴적물이 돌로 변한 것이다. 당시 공룡들이 호수의 물을 먹기 위하여 호수 주변을 걸어 다닌 흔적들이 공룡 발자국 화석으로 새겨져 있다.

또 등대를 지나 오른쪽 암벽에서는 청자빛의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암벽화도 찾아볼 수 있다. 천연 암벽화는 퇴적물이 암석화 되는 과정에 이곳을 뚫고 올라온 마그마의 열과 이와 함께 형성된 뜨거운 물(열수)의 영향을 받아 칼슘,마그네슘,철을 함유한 녹니석,녹렴석,각섬석 등의 녹색광물과 주로 규소,나트륨으로 구성된 석영 사장석 등의 흰색광물이 번갈아 띠를 이루며 형성된 결과이다.

이러한 암벽화의 다양한 무늬는 표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도 같은 광물로 채워져 있어 마치 녹색의 상감무늬를 새긴 청자와도 같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사진).

열수 영향 멋진 천연암벽화 무늬 생성
구상혼펠스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광물

이 외에도 원형 또는 타원형의 구상혼펠스(Or-bicular hornfels)가 발견된다. 구상혼펠스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암석으로서 상대적으로 물이 부족한 지질 조건에서 겹겹이 다른 색깔을 띠는 광물로 생성된 변성암(變成岩)의 일종이다.

우리나라에는 경북 상주, 전북 무주, 경남 밀양 등지에서 여러 종류의 구상암이 발견되었다. 부산 전포동의 구상반려암을 비롯한 대부분의 구상암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그러나 이들 구상암은 모두 무채색이어서 태종대의 암벽화처럼 아름다운 색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태종대 암벽의 청자빛 천연벽화는 우리의 귀중한 자연 유산으로서 개발이나 파도에 의한 해안침식과 풍화작용으로 원래의 상태가 자칫 훼손되지 않도록 보존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