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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범 연구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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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공백역(空白域)과 지진예보 [2006.12.18]
이름 강익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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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공백역(空白域)과 지진예보

 

지진학자들이 지진을 예지하기 위해서는 항상 끈기와 호기심을 가지고 지구의 미동에도 주시하며 세밀히 관측해 나가야 한다. 지진학자들은 현재까지는 지진을 예지하기 위한 연구에서 특별한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1960년대 후반에 plate tectonics 즉 판구조론이라는 학설이 대두되어 과거에 발생한 지진의 주기를 면밀히 조사하게 되면 다음에 발생할 지진의 전조를 파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새로운 발상을 하기 시작하였다. 판구조론에 의해 지진은 세계에서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지진대에서 거의 주기적으로 반복하여 일어난 다는 것을 발견하였으며 판과 판이 서로 충돌하면서 지진을 자주 발생시키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판과 판이 만나는 장소에서는 지층과 지층이 서로 어긋나게 되는 단층작용이 일어나게 되며 한번 단층작용을 일으킨 지역에서 그 다음 몇 년 동안은 정지하게 될 것이다. 즉 단층활동을 중단하는 휴지 기간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휴지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다음 단층운동의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예상할 수 있으며 지진학적으로 활동적인 단층, 즉 “활성단층에 속하는 어떤 지역이 활동을 중단하고 이상하게 움직임이 활발하지 않고 평온할 때는 그 지역을 ”지진 공백역“이라 부르고 있다.

따라서 다음의 대규모의 지진 발생을 예지하기 위한 연구로 지진 공백역을 조사하는 것이 하나의 지진연구의 테마로 떠오르게 되었다. 세계의 지진대 분포도 위에 최근에 단층활동이 있었던 지역을 표시하고 나면 단층활동이 없었던 지역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러한 지역이 지진 공백역이 될 것이다. 지진 공백역이라는 개념은 지진이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즉 특정한 장소와 시간을 지정할 수는 없으나 대략적인 위치에서의 지진발생의 장기 예보에는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진학자들이 요망하는 정확하게 언제, 어디서 지진이 발생하는지를 예보할 수는 없으며 실제적으로 단층활동이 중단된 지역에서는 대지진을 발생시킬 수 있는 힘이 축적되고 있다고 생각되지만 그러한 장소에서마저도 언제 지진이 발생할 것인지 그 시간은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최근에 이르러 지진 공백역에 대한 개념을 발전시켜 새로운 지진 예지방법을 개발하고자 하는 시도가 이루어 졌는데 이는 1978년 멕시코 오아하카 주에서 발생한 지진이 그러한 새로운 지진예지방법 개발시도의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977년 텍사스 대학 연구팀들은 멕시코 오아하카주 해안가 330 km에 이르는 지역이 단층활동이 중단된 지진 공백역이라고 단정하였다. 이러한 지진공백역에 대해 텍사스대학 연구팀은 대지진이 발생할 것이라는 높은 가능성을 두고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기전의 전조현상이라고 판단하고 330 km의 해안가 중앙부에서 지진규모 7이상의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것 같다고 예보하였다. 단층활동이 중단된 것 등을 고려하여 단층 폭 및 길이를 계산하여 지진규모를 예측하였으나 지진의 발생일시에 대해서는 예보를 발표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연구팀에서 예상한바와 같이 1978년 8월 지진공백역이라고 여겨졌던 멕시코 오아하카주 해안에서 제법 큰 규모의 지진이 약 5주 동안에 2회 발생하였다. 지진 공백역에서 단층활동의 움직임이 시작하는 것처럼 보였다. 마침내 11월 28일 2회째의 중소규모의 군발 지진에 의해서 규모 3.7이하의 지진군(swarm)이 멕시코 오아하카주 해안가의 지진공백역 한쪽 끝에서 시작되어 지진공백역이라고 여겨지는 지역 중심을 향하여 점차로 이동하였다. 이러한 지각의 움직임이 잠시 주춤하더니 전진이 발생 후 약 18시간 후 지진학자들이 예상한 대로 규모 7.8의 본진이 멕시코의 광활한 대지를 크게 뒤흔들었던 것이다. 다행히 진앙지 부근지역의 인구밀도가 희박한 관계로 이 지진으로 인하여 사망과 같은 심각한 인명피해는 없었고 진앙지로부터 약 450km 북서쪽에 위치하고 있던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약간의 물적 경제적 피해가 있었을 뿐이었다. 지진학자들은 멕시코 오아하카 지진을 계기로 최초로 정밀한 지진계측을 통하여 대지진을 예보하고 이를 관측하였다. 이는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발생하는 전진을 정밀한 고감도 지진계의 관측망을 통해 정확히 관측함으로써 대규모 지진을 예보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제공한 것이었다. 이때의 지진예보에 자극을 받아 지진에 대한 정확한 예보의 기초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지진예보 가능성에 대한 희망은 다시금 부풀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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